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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사이 근황과 지름 잡상(내지는 일상)

1. 대학 들어와서 사실 동아리를 들어가려고 했는데, 지원을 했던 동아리가 지원자가 너무 많은 관계로 지원자를 좀 떨어뜨렸습니다. 그런데.......떨어진 대상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저였습니다.(!!!)


별 수 없이 같이 수업듣는 애들하고 돌아다니는데......수업 끝나고 공백이 남는 시간에 갈 곳이 학술정보관밖에 없더군요......-ㅂ-
2학년 때 다른 동아리를 찾아야 하나......

2. 저같은 경우는 돈이 생기면 같이 따라오는 것이.......책 지름신이더군요.
그런데, 얼마 전 새로 나온 책을 보다 보니.......이순신(李舜臣.1545~1598)의 『난중일기(亂中日記)』 교감 완역본이 나왔더군요. 그것도 2008년에 발견된 32일치 내용까지 추가된 것으로 말이죠!!!

문제는 가격이 꽤 된다는 것(\35000)..........



....라는 생각도 잠시, 결국 나온 결론은.....

(초록불님이 그리신 짤방인데 사용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사고자 하는 책이 많은 관계로 돈을 어떻게 모으고 관리해야 될지 찔리는 감이 있었지만 결국 질렀습니다.

사고 보니 남는 장사(??!)더군요. 단순히 일기 내용만이 추가된 것이 아니라 『난중일기』의 여러 본(이순신의 친필 초고, 『이충무공전서』에 수록된 판본, 『난중일기초』(조선사편수회. 1935)에서 판독한 내용)의 교감은 물론이고 한자 원문까지 그대로 수록해 주었더군요. (역시 좋은 책은 사는 것이 진리라는 것이 확인되는 순간)

3. 돈이 생긴 김에 지른 책 중 다른것도 꽤 있습니다.
그중에 들녘 출판사에서 중국, 일본과 서양의 무기를 정리해 놓은 『무기와 방어구』라는 책들이 있더군요. (한국편도 나올 예정이라고 하는데 아직 안 나왔습니다) 그래서 이 3권도 질렀습니다.


서양편이나 중국편도 유용했지만 일본편이 저한텐 제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일본칼은 다른 자료도 많은데 조총이나 활, 일본 창에 대해서는 이렇게까지 자세히 설명을 해 놓은 책을 별로 못 봤거든요.
이 책이 '판타지 라이브러리' 시리즈로 나와서 인터넷 서점에서는 이 책들을 역사책으로 분류를 안 해 놓았던데, 이런 건 시리즈 제목을 보고 속단하지 말고 내용을 고려해서 분류해 놓았으면 아주 좋겠더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4. 제가 듣는 서양 문화사 교수님께서 서양 정치사와 현대 정치의 구조를 이해하고 싶으면 읽어보라고 권한 책이 있습니다. 『The Federalist Papers』인데요, '연방주의자 논집'이라고 해석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나온 번역본은 그냥 원 제목 발음으로 제목을 해 놓았더군요. (약간 웃긴 것이 '페더럴리스트 페이퍼'라고 하니까 안 나오고 '페더랄리스트 페이퍼'라고 검색해야만 찾아지더군요) 알게 된 김에 사서 읽어봤습니다.
 

이 책에서 의외로 비중있게 다루어지는 설명이 역사에 나타난 정부·정치 체제에 대한 고찰입니다. 18~20장의 논저에는 아예 이런 내용들로만 다루어져 있고 그 밖의 다른 논저에서도 역사상 정치 체제와 권력의 운용에 대한 사례가 많이 인용됩니다.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의 헌법을 구성한 사람들-A.Hamilton, J.Madison, J.Jay-들은 이런 역사적 사례들이 주는 의미를 간과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 중요한 역사의 한 부분을 요약해 보는 것이 쓸데없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것은 하나 이상의 교훈을 주며, 아카이아 구성의 윤곽에 대한 보충설명으로서, 지도자의 폭정보다는 구성원들간의 무법상태에 대한 중앙기구의 경향을 강조해서 설명하기 때문이다.

-페더랄리스트 18장의 맨 마지막 구절 -


역사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고, 그 안에는 인간이 이루어 놓은 여러 사회적, 제도적 요소와 이에 따른 교훈이 숨어있습니다. 미국 헌법을 구성한 사람들은 이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런 교훈들을 고민하면서 헌법을 만들었습니다. 미국 헌법은 중간에 약간 손을 보고 내용이 조금씩 보완되기도 했지만 2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용한 원칙과 내용을 담고 있는데, 역사를 놓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생각해 보면서 만든 결과물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역사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의 위력이 뭔지 알게 해 주는 아주 좋은 사례라고 보이네요.

역사는 정답을 주어서 우리의 사고를 편안하게 만들기 위한 학문이 아니다. 역사란 고민을 주기 위한 학문이다. 보다 많은 원인과 조건을 찾아내고, 보다 깊은 통찰을 발휘해서 인간의 행동과 제도 속에 숨어있는 요소와 사고의 조건을 찾아내야 한다. 이것은 개혁이니 혁명이니 하는 거창한 주제에만 해당하는 것도 아니며 결코 힘들고 어렵고 복잡한 작업도 아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언제나 이런 사고를 하고 있다.........(중략)......우리가 흔히 하는 생각과 고민에는 언제나 역사적 지식과 성찰이 반영되어 있다. 그리고 수많은 오류가 우리를 오도하고 힘들게 한다. 역사적 사고라는 말이 어렵고 힘들게만 느껴진다면 그것은 역사 때문이 아니라 잘못된 역사적 지식과 관념 때문이다.

임용한 저 『난세에 길을 찾다』(2009. 시공사) p.164~165 중에서


진짜 역사에 대해 무책임한 서술을 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자꾸 드네요. 어쩌면 역사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이 짊어져야 할 문제이지만, 이런 문제 의식이 항상 필요하다는 말이 다시금 새겨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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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신시겔 2010/05/15 20:49 #

    한창 책을 읽으시느라 즐거우시겠군요. 학생이라서 책 살 돈이 딸린다면 백남학술정보관에 로그인해서 도서 신청을 하세요. 웬만한 책은 다 도서관 비용으로 들여놓으니 돈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겁니다. 저도 1학년 때 그렇게해서 많은 책을 새로이 도서관에 들여놓게했습니다.


    물론 이런 말을 하는 저도 한양대생(역사학과)입니다. 인사가 늦었지만 반갑습니다, 동문님.
  • hyjoon 2010/05/15 21:01 #

    어엇.....! 선배님을 여기서 만나다니 기쁘네요 ^^
    백남학술정보관은 제가 이미 적극적으로 쓰고 있습니다. 문제는 책 지름신이 강림할 때가 자주 있다는 것이......^^;;
  • 소시민 2010/05/15 20:59 #

    페더랄리스트 페이퍼는 저도 읽어봐야겠군요.
  • hyjoon 2010/05/15 21:01 #

    정치학 고전중의 고전입니다. 현재 각 나라의 민주정 구성의 기본을 알고 싶으면 꼭 읽어야 할 책이기도 하고요.
  • 들꽃향기 2010/05/15 21:36 #

    난중일기 교감본이 3만 5천원이라니..(...) 이건 거진 폭거급 가격이군요 ㄷㄷ;;

    그나저나 페더랄리스트 페이퍼는 저도 구해서 읽어봐야겠습니다. 좋은 책정보 잘 알아갑니다. ^^
  • hyjoon 2010/05/15 21:50 #

    저것보다 더 비싼 책을 봐서 (1권에 7만원 정도) 크게 충격은 아니었습니다만 그래도 ㅎㄷㄷ한 가격이더군요.
    『페더랄리스트 페이퍼』는 단순히 정치학 뿐만 아니라 미국 역사를 잘 알게 해주는 열쇠 가운데 하나이니 그쪽 역사에 관심 있으면 꼭 읽어보세요 ^^
  • Red-Wolf 2010/05/16 17:10 #

    1.무기와 방어구 일본편은 다른 서양편이나 중국편에 비해서 번역이 이상해서 그런지 평이 안좋았던걸로 압니다. 물론 전 읽을만했습니다.

    2.참고로 국회도서관 동양서 코너에서 보니까 무기와 방어구 막부말편도 있더군요 막부말의 군사조직과 각 번들의 무기와 방어구 조직 역사등이 잘 정리되있었죠 물론 일본어를 모르는관계로 뭔 소리인지 몰랐지만요
  • hyjoon 2010/05/16 18:45 #

    글쎼, 전 아무래도 임진왜란과 관련해서 자료를 찾다 보니 거기까지는 관심이 별로 없네요. 아주 근대로 넘어온 거라면 모를까나 ^^
    물론 일본편에도 말기에 관해 설명은 있었지만
  • 우지코스 2010/05/17 01:59 #

    아아~난중일기 신간이 또 나왔네?
    이런? 난 사회인이잖아? 돈있잖아? 그럼 질러야지~
    근데난 사회인이잖아? 일이 많아서 책읽을 시간이 없잖아? 그래서 아마 난 안될꺼야................
  • hyjoon 2010/05/17 11:41 #

    책은 시간 날때 읽는게 아니라 시간 내서 읽는겁니다.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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